" 다들 자유로워진 걸 축하해. "
초고교급 절망
1년동안 생활을 하며 희망봉의 목적을 알게 된 후, 치아키는 이 문제를 바로잡아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지만 그럴 수 있는 능력이 없었기 때문에 해줄 수 있는 것이라고는 위로나 격려밖에 없었다. 마음이 복잡한 리제를 보듬어줬던 일을 계기로 가까워지면서 희망봉에 대한 이야기를 하다 두 사람 모두 비슷한 입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그 후, 리제가 절망세력에 들어가 치아키에게 구 희망을 대신할 자리를 만들어주었고, 이것을 바탕으로 흩어진 절망세력들을 다시 모으는 계기가 되었다.
처음에는 희망봉을 바로잡을 수 있을 거라는 희망을 가지고 있었지만 절망세력은 살인게임을 통해 희망봉의 내부부터 무너뜨리겠다는 과격한 계획을 내세웠고 그 계획에 반대하던 치아키는 능력부족으로 여기저기 치여다닐 수 밖에 없었다.
당시에 리제는 절망세력의 계획의 일을 돕고 있었고 자신은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닫고는 홧김에 계획을 수용하게 된다. 대신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서로를 의심하게 만들어야 한다는 핑계로 살인을 절망측이 먼저 부추겨서는 안된다는 조건을 걸었다. 계획이 수용된 뒤에도 1년간 함께 지냈던 아이들을 휘말리게 했다는 것에 죄책감을 느끼고 있었다.
절망의 우두머리는 치아키지만 우연히 치아키도 함께 기억을 잃어버리는 바람에 살인게임의 후반까지 영문도 모른 채 아이들이 죽는 것을 보고 있을 수 밖에 없었다.
가벼워보여도 눈치가 없진 않다. 오히려 너무 신중해서 탈..... 자기 혼자 고민만 많고 대화로 표현하지는 않아서 사람들에게는 종잡을 수 없는 사람으로 비춰지고 있다.
분실물수집가들이 많아지는 것에 대해 그럭저럭 긍정적인 듯한 태도를 보이고 있지만 사실은 그렇게 달갑지는 않은 듯. 대부분의 수집가들이 재미로 이름만 걸고 활동을 하고 있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자신이 하고 있는 일을 사람들이 멋대로 다른 수집가의 경쟁 대상으로 비교하는 데에도 피곤해하고 있다. 애초에 수집가라고 불리는 것부터 부담스럽지만.... 자신의 재능에 자부심을 가지고 있는 동시에 열등감을 가지고 있다. 물건을 돌려받는 사람들이 기뻐해줄 때 가장 기분이 좋고 자신의 재능이 도움이 된다는 것을 느낀다.
하지만 잃어버리면 새로 사고 말지 잃어버린 물건을 찾으려고 하는 사람들은 많지 않기에 반면으로는 다른 대단한 업적을 쌓은 아이들을 보면서 자신이 아시아 대륙 희망봉에 입학하게 된 것부터 조금 의문을 가지고 있다.
운동도 전혀 소질이 없고, 공부도, 예술도... 아무리 열심히 해도 소용이 없었다. 그나마 잘하는 것들도 어중간해서 월등하게 잘하는 다른 애들에게 비교당할 뿐. 성격도 소심했고 전혀 눈에 띄는 게 없었다. 이지메같은 건 당하지 않았지만 아무도 기억해주지도 않는 아이로 소외받았다.
선생님마저 은근히 따돌리기 시작하면서 중학교 때부터 등교를 거부했었고, 부모님들은 다툼 끝에 치아키를 학교에 보내지 않기로 결정했다. 치아키는 중학교 2학년 때부터 등교를 하지 않았고 바깥을 돌아다니면서 길에 앉아서 길거리의 작은 돌멩이따위들을 주워서 시간을 보냈다. 그러다 운 좋게 떨어진 물건들을 주워서 모으는 것이 취미였고 그것이 재능으로 발현되었던 것이다.
길거리에 떨어져있는 물건들에 관심이 많았다. 찾다보면 보기 드문 재미있는 물건들도 발견할 수 있었기에... 가령 앤티크한 담뱃대라던가 보기에도 비싸보이는 에메랄드 브로치같은 것이었다. 주운 것들을 자신이 사용하거나 가족들에게 나누어줬다. 에메랄드 브로치는 자신의 어머니께 선물했는데 나중에 자신이 길거리에서 주운 에메랄드 브로치의 주인이 치아키의 어머니가 브로치를 훔친 것으로 오해하고 충돌이 일어난 사건이 있었다. 다행히 금방 오해는 풀렸고 브로치도 본래 주인에게 돌아갔지만 기분이 좋지 않았던 어머니는 치아키에 대한 의심을 버리지 않았다. 등교 거부를 한 날부터 어머니는 치아키를 불량아 취급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더욱 사이가 좋지 않았다.
과거에는 머리도 검은색이었고 딱 보기에도 눈에 띄지 않고 묻히기 좋은 인상이었다. 치아키는 그런 자신의 이미지가 싫어서 희망봉에 처음 입학하기 전 일부러 머리를 염색했고 독특한 이미지를 고집했다. 지금도 자신이 운좋게 재능이라는 타이틀을 받고 희망봉 학생이 되었을 뿐 사실은 허울뿐인 별 것 아닌 사람은 아닐까 하고 불안해하고 있다. 그리고 자신의 별 것 없는 과거가 알려지는 걸 꺼려한다.
어머니와 사이가 좋지 않았지만 최근에 다시 좋아진 것은 사실. 치아키가 분실물을 주워오면서 사례금이 들어오고 인지도가 높아지면서 어머니도 인식이 달라지셨다. 사이는 좋아졌지만 치아키는 아직도 과거에 어머니가 자신을 불량아 취급한 것에 대해 흉터가 남아있는 듯 하다.